
1970년대 서울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다. 자정이면 거리는 멈췄지만, 그 직전까지 고고클럽의 무대는 브라스와 기타, 땀과 춤으로 끓어올랐다. 그 밤의 중심에 당시 ‘소울 음악의 대왕’이라 불린 밴드 데블스가 있었다.
1968년 데블스, 1971년 첫 음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명길은 1968년 데블스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와 재발매 자료에 따르면 데블스는 1970년 제2회 플레이보이배 보컬그룹 경연대회에서 구성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세아레코드를 통해 첫 음반 《추억의 길 / 연인의 속삭임》을 발표했다.
닐바나와 마이하우스 같은 고고클럽에서 활동한 이들의 중심은 흑인음악에 뿌리를 둔 소울 사운드와 쇼맨십이었다. 번안곡이 많던 시기에 첫 음반 상당 부분을 창작곡으로 채운 점도 눈에 띈다.
영화보다 먼저,
진짜 데블스가 있었다.
‘소울대왕’이라 불린 이유
1974년 2집의 중심곡 〈그리운 건 너〉는 도입부 김명길의 기타부터 밴드의 호흡을 선명하게 들려준다. 당시 자료는 데블스를 ‘솔 그룹’으로 설명한다. 한 명의 스타를 뒤에서 받치는 반주가 아니라, 멤버 전체가 하나의 응집된 소리를 만드는 그룹이었다.
강한 브라스, 거친 기타, 소울 창법과 무대 위 스텝이 한 덩어리로 움직였다. 〈몰라요 몰라〉와 1집의 〈눈 나리는 밤의 데이트〉까지 이어 들으면 데블스가 한 곡으로만 기억될 밴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보인다.

영화는 역사책이 아니라 재구성이다
최호 감독의 2008년 영화 《고고70》은 실존 데블스와 1970년대 고고클럽 문화에서 출발했다. 실제 여성 댄스 그룹 와일드캐츠 역시 영화 속 미미와 와일드걸즈의 중요한 바탕이었다.
하지만 씨네21의 제작 기록은 감독이 실제 밴드를 끌어오되 멤버 이름을 바꾸고 구체적인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고 밝힌다. 상규와 만식의 서사를 실제 멤버의 연대기로 읽기보다, 검열과 통행금지 아래 존재했던 밤의 열기를 압축한 음악영화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LISTEN · RECORD · FILM
원곡과 영화를
나란히 듣기

그리운 건 너
Devils - Topic · 정식 유통 음원

데블스 1집
리듬온 · 재발매 레이블 채널

Original Devils Live
2008년 상상마당 라이브 기록
실제 데블스의 〈그리운 건 너〉를 먼저 듣고, 영화 속 데블스의 공연을 이어 보면 같은 이름 안에 다른 시대의 호흡이 들린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비교보다 한 시대의 음악이 30여 년 뒤 영화에서 어떻게 다시 움직였는지 듣는 것이 재미있다.
서울의 밤을 깨운 것은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는 그 밤을 다시 비췄다.
SOURCES & CREDITS
결성·수상·음반 연표는 보도와 재발매 해설을 대조했고, 영화 속 사건은 실제 역사와 분리했습니다.
- 연합뉴스 — 데블스·김명길 연표와 《고고70》 ↗
- 리듬온·Yes24 — 데블스 1집 재발매 해설 ↗
- 씨네21 — 실존 밴드와 영화적 재구성 ↗
- 씨네21 — 《고고70》 작품·제작 정보 ↗
음반 커버는 리듬온 재발매 상품, 영화 포스터는 씨네21 작품 DB에서 소개 목적으로 인용했습니다. 영상 썸네일은 각 YouTube 원본으로 연결되며 권리는 리듬온, KBS, OPUS Pictures, 쇼박스 및 각 권리자에게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사진은 ‘재판매 및 DB 금지’ 표기에 따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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